실리콘밸리뿐 아니라 글로벌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했다.
이 은행이 미국 국채 매각 손실을 발표한 지 이틀만이다. 밀려드는 예금 인출 요구를 견디지 못했다. 총 자산 2000억 달러가 넘는 대형 은행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스타트업계에 돈줄이 마르고 제2의 금융위기가 닥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SVB의 파산은 충격적이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 2090억 달러로 미국 내 16위인 데다 인도 영국 중국 독일 등 11개 국에서 영업한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SVB는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워싱턴뮤추얼은행(434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파산은행으로 기록됐다.
이번 SVB 파산은 미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긴축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 경색에 빠진 기술 기업이 경쟁적으로 예금 인출을 요구하자 주로 국채로 보유한 자산을 팔아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연1%대였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달 초 연 4%를 돌파했다. 그만큼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는 의미다. 국채에서 손실을 보고 주가가 폭락하자 뱅크런이 발생했고 이는 은행 도산으로 이어졌다.
200조 원이 예금보호 못 받는다. 스타트업 절반 이상 SVB 고객인데 대부분 예금보호 한도 초과돼 유동성위기를 겪으며 당장 직원 월급을 못줄 판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고객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맡긴 돈을 보험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금융시장 충격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금 가뭄에 엎친 데 덮친 격 가파른 금리 인상에 돈줄 말라 VC 파산 여파로 투자가 더 위축되며 실리콘밸리선 금융위기급 충격을 겪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함께 성장한 SVB
창립 | 1983년 |
창업자 | 빌 비거스태프,로버트 디어리스 |
주요 상품 | 벤처 대출 |
총자산 | 2090억 달러 |
총예금 | 1754억 달러 |
주요 고객 |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VC의 절반가량 |
1983년 설립된 SVB는 그동안 신용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벤처 대출이라는 실리콘밸리에 특화된 틈새 상품을 최초로 내놓고 이 지역 스타트업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신용을 쌓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일반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들었지만 SVB를 찾아가면 투자금 유치 규모와 비례해 벤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최고로 평가받는 VC가 투자한 스타트업에 더 많은 대출을 해주면서 실리콘 밸리 VC와도 밀접한 관계를 쌓았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VC가운데 절반 이상이 SVB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테크, 헬스케어 벤처기업 중에선 44%가 SVB고객이다.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대표는 "SVB의 파산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어서 충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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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닮은꼴 미국지역은행도 타격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
다만 SVB사태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는 "리먼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은행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라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리스크 관리 문제가 다른 기업등에 전염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라고 했다.
제2 리먼 사태로 치닫나 월가는 SVB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 파산은 자금조달 다양성 부족 탓이며 은행 유동성 경색 위기직면은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SVB 사태는 매우 독특한 것"이라며 "은행업계가 유동성 경색이나 위기에 직면했다고 믿지 않는다"라고 했다. 마이크 마요 웰스파고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SVB가 파산한 핵심 원인은 거의 모든 예금이 밴처캐피털로부터 오는 등 자금 조달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라면서 "다른 은행, 특히 대형은행은 자금 조달이 다양화돼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JP모건의 주가는 이날 2.5% 상승했고 BoA 등도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고용 호조 속 고민 깊어진 Fed 빅스텝 제동 걸리나
SVB의 초고속 파산 이후 이달 2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Fed가 이달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68.3%로 보고 있다. 0.25%를 예상 한 비율은 31.7%다.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강한 긴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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